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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야기/국어이야기

뾰족섬 어부의 지혜_주제 생각?

주제 생각 - 사람들은 논밭에서 땀 흘려 곡식을 거두고 공장에서 쉬지 않고 물건을 만들어 내요. 그런데 쌀 열 가마를 거둘 수 있는 논에서 스무 가마를 거두면 어떨까요? 하루에 운동화 100켤레를 만들 수 있는 공장에서 300켤레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납작섬 어부에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어요. 납작섬 어부는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나 심지어는 뒷간에 갈 때조차 깊은 생각에 잠겨 지냈어요.

“어떻게 하면 잡은 물고기를 싱싱하게 뭍으로 가져 갈 수 있을까?”

뭍에 사는 사람들은 싱싱한 물고기를 사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싱싱한 물고기를 가져갈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어요. 막 잡았을 때는 펄펄 뛰던 물고기들도 뭍에 도착할 때쯤엔 이미 죽어 있거나, 살아 있어도 반쯤 죽어 있었거든요.

그날도 납작섬 어부는 물고기를 팔러 뭍으로 갔어요. 축 늘어진 물고기를 좍 벌여 놓고는 이렇게 외치기 시작했지요.

“자, 맛좋은 물고기가 왔어요. 어서 와서 물고기 사 가세요.”

그런데 지나던 손님들이 물고기를 쓰윽 한번 살펴보더니 얼른 발길을 돌렸어요.

“뭐야? 하나도 싱싱하질 않군. 역시 물고기는 뾰족섬 어부 아저씨 물고기가 싱싱해. 다 팔리기 전에 어서 가서 사야지.”

납작섬 어부는 깜짝 놀랐어요.

‘뭐? 뾰족섬 어부네 물고기가 싱싱하다고? 뾰족섬이라면 납작섬보다도 더 먼 섬 아냐? 그런데 어떻게 싱싱한 물고기를 가져올 수가 있지?’

납작섬 어부는 그 길로 뾰족섬 어부를 찾아갔어요. 뾰족섬 어부는 물고기들을 커다란 어항에 넣어 둔 채 팔고 있었는데, 어찌나 날쌔게 돌아다니는지 방금 잡은 것 같아 보였어요.

한참 동안 고개만 갸웃거리던 납작섬 어부가 물었어요.

“이보게, 자네는 나보다 더 먼 섬에서 물고기를 잡아오는데 어쩌면 이렇게도 싱싱한가?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

그러자 뾰족섬 어부가 대답했어요.

“비결은 무슨… 다만 어항 안에 커다란 물고기를 한 놈 넣어 내가 잡은 물고기를 잡아먹게 하지.”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그럼 애써 잡은 물고기들이 다 잡아먹힐 게 아닌가?”

“물론 몇 마리야 잡아먹히지. 하지만 나머지 물고기들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날쌔게 도망을 다닌다네. 그러다 보니 뭍에 닿을 때까지 여전히 날쌔고 싱싱한 거라네.”

납작섬 어부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어요. 뾰족섬 어부는 싱싱한 물고기를 비싼 값에 팔아 큰돈을 벌었어요. 작은 지혜 하나로 부자가 된 거지요.

* 동화 속 숨은 경제

뾰족섬 어부는 물고기를 싱싱하게 뭍으로 가져가려고 어항 안에 큰 물고기를 함께 넣었어요. 몇 마리는 잡아먹히지만 나머지 물고기들은 비싼 값에 팔 수가 있어 큰돈을 벌었지요. ‘보리밥알로 잉어 낚는다.’라는 속담이 있어요. 보리밥알로 잉어를 낚을 때 보리밥알이 적게 들어갈수록, 잡힌 잉어가 클수록 이익이 많겠지요? 이렇게 작은 것을 들여 큰 이익을 얻는 것을 ‘생산성(Productivity)을 높인다.’라고 해요. 투입량에 대한 산출량의 비율이지요. 생산성을 높이려면 연장이나 시설이 좋아야 하고(물적 자원), 업무 관련 교육·훈련·기술교육을 받아야 하고(인적 자원), 넓은 땅과 풍부한 자연자원이 있어야 하고,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정보도 매우 중요해요. 생산성이 높은 나라는 부자 나라가 되고 국민들도 잘살게 돼요. 그래서 기업이나 나라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려고 더 열심히 연구해요.
 

< 김상규 대구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 info@ahaeconomy.com > 2010-09-12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