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그러하듯이

수영성 그루터기에 앉아서

늘 그러하듯이 2014. 5. 15. 15:29

충청수영성 영보정에 올랐다.

바다 건너 천북쪽으로 황학정 옛터를 앞에 두고

출항을 멈춘 배들이 한낯의 길이를 길죽하게 늘어뜨린다.


그 앞으로

한 여름의 빛깔 일으켜 세움을 만든

이름모를 잡초 하나...둘....셋

개망초 군락의 등살에

버팅김 잃어버려

자리비킴을 만든다.


한 발자욱 물러서 본다.

갯바람 맞아 북쪽 가지 잃어버린 소나무

그래서 발 한짝 하늘로 내던졌나 보다.(止의 전문형)

심통이다.

오늘도 바람이 거세다............봄바람 아니 초여름 재촉하는 바람

(아직, 여름 아니었음 좋겠다.)


다시 물러나 본다.

두어 발자욱

영보정터를 빗돌아 그루터기 보인다.

우와..............크다.

'와, 이런 소나무를 베어냈을꼬!'

사연이 있겠다 싶다.


한발자욱 다가선다.

더 가까이

후후 불어 잔먼지 털어대며

군살 덜 박힌 손으로

닦아본다.


........여긴, 내 자리 ^^*** !!



햇살 받아 시간 지우기 하는 눈길로

뱀딸기꽃, 그 옆으로 딸기 빛깔

연녹색 자리 지워낸 붉디 붉은 몸체 드리운다.

문밖에 서 있는 여름

재촉하면서.........!!


시간 지움의 끝으로

털고 일어나는 자리

배롱나무 보인다.


그 사이 비집고

제방너머 가물가물 쌍오도(쌍여도) 눈길에 들어 온다.

간척사업에 짝을 잃어

이젠 쌍이란 말을 지워야 할런가보다.


그냥 오도(鰲島)라 불러야 하지 않을가 싶다.

아님 그리움으로 냅두던가

한발 두발 옮기는 발걸음에

우거진 잡초들 내음

갯바람에 콧잔등 타고 바삐 드나든다.

그 사이사이 갈퀴나물꽃, 뽀리뱅이꽃

햇살 받아 멋스럽다.

쉬어감을 허락한다.




돌아와 앉은 자리

뽀리뱅이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다.

휴대폰으로 잡은 이미지에...........하나 더

추가해 본다.

시간 더하기 하면

수영성에 피어난 뽀리뱅이도

이런 모습일게다.


저 꽃도

시간의 길이에 지쳐

떠남을 만들겠지


그 - 러 - 하 - 겠 - 찌.......!!


그것이 삶이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