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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자료실/생각나눔방(4차)

창의력과 리더십의 시대… ‘스펙’보다 전문성이 ‘핵심’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을 바라볼 때 가장 놀라워하는 것은 물론 예전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지금 무역으로는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경제신화’입니다. 바로 한국인의 엄청난 교육열 덕분이라고 진단하죠. 헐벗고 굶주려도 자식만은 반드시 좋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유명합니다.

주요 외신들이 앞다퉈 한국인의 교육열을 소개했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한국의 교육열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미국 교육 역시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날 한국사회를 이끌던 중요한 동력인 교육은 이제 중요한 기로에 섰습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월 24일자에서 ‘너무 많은 대졸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실었습니다. 신문은 칼럼에서 “한국은 고학력이 만병통치약(Panacea)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많은 한국 국민들은 지금의 교육시스템이 너무 암기식인 데다가, 창의력과 리더십을 배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낀다.”며 “사교육비 급증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몇 년 동안 고교 졸업자의 80%를 넘나드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했고, 앞으로 6년 후인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고교졸업자보다 대학입학 정원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지리라 예상합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사 운영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다고 판단한 몇몇 대학을 퇴출할 계획을 발표해 해당 대학과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전 국민 고학력시대인데, 이런 고학력시스템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요. 많이 배운 게 뭐가 그리 잘못이겠습니까? 그러나 사회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임금 격차 때문에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교육을 받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달라지지요. 사회는 쓸데없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며, 이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게다가 대학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실무능력을 쌓는 것보다 ‘스펙 쌓기’에 치우치는 일이 많죠. 정작 대졸자를 채용하는 기업에서는 다시 학생들을 재교육해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우리를 부러워하는 교육열 덕분에 모든 국민이 꽤 높은 실력을 갖췄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재목을 키워내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죠.

우리는 지난 20세기의 가치와 새로이 다가오는 21세기의 가치가 충돌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과거에 개인은 조직의 일부로서 조직의 특성에 얼마나 잘 맞추고, 전체적인 일의 흐름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가 하는 업무와 조직의 친화도가 가장 큰 평가항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얼마나 혁신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가, 변화하는 사회와 제도, 기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의 척도가 됐습니다.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처럼 큰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분야에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해졌습니다. 이런 노력을 우리는 ‘창의력’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독일, 일본으로 대표되는 ‘명장교육’ 개념이 우리에게도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처럼 화려한 ‘스펙’을 앞세우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진정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죠. 요즘 한국에서 각광받는 ‘마이스터고’ 제도는 이를 잘 말해줍니다.
물론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전문성과 창의력을 갈고 닦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다가는 길을 맹목적으로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성과 소질에 맞는 방법을 찾도록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미래는 과거를 살았던 기성세대가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출처 : 아하경제 2012. 11. 11]